대략 10년전쯤부터 아버지는 명절때마다 산에 올라가서 2~3일정도를 텐트치고 숙영을 하다가 내려온다. 몇년전까지는 왜 돈을 써가며 집보다 더 안좋은 환경에 자러 가는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아버지가 왜 명절때마다 산에 가는지 알것 같더라고. 아마 아무생각을 안하려고 가는게 아닐까? 아버지나 나나 서로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어도 알고있다. 명절때 일반적인 가족들처럼 친척집에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식사하며 안부를 나눌수 없다는 걸. 각자 혼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야 한다는 걸. 그래서 아버지는 명절때마다 산을 타고 나는 하루에 우이천을 15키로씩 달렸다. 각자의 방식으로 찾아갈 사람 없는, 그리고 찾아올 사람이 없는 또 한번의 명절이 지나갔다.
10월 3일 손기정마라톤대회 D-10목표 : 10키로 50분 안쪽 완주처음 다시 시작했을 때는 10키로 완주 자체가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운동거리/페이스 다 엉망이었는데계속 뛰다보니 불가능할것 같지만은 않다는 연습기록이 나와서 대회 전까지 열심히 뛰어보려고 한다. 어릴때 내가 달성해야 했던 목표는 하루에 오천원 미만쓰기(한달에 20만원 미만으로 써야했어서 하루에 오천원 이상쓰면 식욕에 져버린것만 같아 나라는 사람이 식욕도 못참는 쓰레기가 된것 같았음), 감정 최대한 안드러내기 뭐 이런거였던 것 같다. 살아남기 위한 목표였고, 달성한다고 해도 조금씩 나를 갉아먹는 목표들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11월에 자격증 시험이 있어서 퇴근하고 돌아와 어디까지 진도나가기 / 1키로당 페이스 5분으로 맞추기 이런것들이..
매일 새벽 5시30분, 우이천을 열심히 달리고 있다.우이천을 달리다보면 고요한 새벽의 분위기와 걸맞지 않게신나는 에어로빅 음악이 들리며 XX에어로빅회 티셔츠를 입은 약 20분의 어머님들이 에어로빅 선생님의 지시에 맞춰매일 에어로빅을 하신다. 그런 모임이 굴다리마다(?) 있는지 내가 뛰는 코스에는 세개의 에어로빅회정도가 있다.매일 새벽같이 나오는게 아직 상대적으로 젊디 젊은 나도 힘든데 참 대단하신 것 같다. 이렇게 새벽같이 나오시는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텐데그분들도 내 나이때었을 때는 그 누구들보다도 건강하셨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다 건강을 챙겨야겠다라는 신호가 오셔서 이렇게 새벽마다 운동을 하러 나오는시거겠지. 나는 내가 보는 혹은 보았던 사람들이 다 아픈데 없이 건강했으면 좋겠다. 진..
조기축구회에서 축구가 주가 아닌 음주가 주였던 아버지와 그 친구분들에 대해 크게 실망한적이 있었다. 몇년전 학교 동아리에서 단체로 나간 마라톤 대회에서 마라톤이 주가 아닌 뒷풀이가 주였던 나를 보았다.나도 모르게 하지 말아야지 마음 먹었던 것을 그대로 하고 있는 나를 본적이 있다. 내년이면 서른이 된다.서른이란 나이는 많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아직 어른이라 보기에 힘든 나이냐?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어른이 된다는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만, 축구를 하러 가면 축구를 열심히 하고, 마라톤대회를 나가면 열심히 뛰고 오고, 회사를 가면 열심히 일을 하고해야할 일을 하는 것이 어른이 되가는 과정중의 하나이지는 않을까 생각한다. 주객전도 되지 말자.
누구에게나 각자 자신만의 우선순위가 있다. 여러 일이 있을때 일에 대한 우선순위라던지 사람에 대한 우선순위라던지.사람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할때 꽤 많은 사람들이 위쪽에 있는 우선순위는 비슷할 것 같다. 가족, 친척, 마음이 맞는 친구, 사람은 아닐지라도 힘든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나를 반겨주는 반려동물 등. 그런데 나의 우선순위를 정해보자니 쉽게 정할수가 없다.가족을 우선순위로 두자니 가족에게서 나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러기에 나도 가족을 우선순위로 두기엔 쉽지가 않다.그렇다고 친척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닌게 돈빌리고 안갚은 우리 아버지때문에 명절때 친척집만 가면 한시간 이상을 꾸지람 듣기가 일쑤여서 안간지가 올해로 딱 10년째니 누가봐도 내가 친척에게 잘한다는 소리는 안할 것이다. ..
훅 미친거 아닙니까 진짜루다가
뭔가 회사분위기도 어수선해서 일 집중도 잘 안되고 내 자신도 어수선해짐을 느껴서 요즘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고 있다.'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와 '힘들면 공부해, 그리고 운동해' 문구는 내가 뛰러 나갈수 있게 해주는 명령문 같은 존재이다. 퇴근하고 달리기를 하기에는 무리인 면이 있어서, 새벽5시반(미쳤다)에 일어나서 러닝을 하고 오는데미약하지만 예전 한창 러닝열심히하던 때로 돌아가는것 같아서 좋고, 배가 조금씩 들어가는게 느껴져서 너무 좋다. 올해안에 10키로 대회 2개와 내년 상반기에 하프대회 2개 정도를 목표로 열심히 달려보려고 한다.
쉽게 얻는 즐거움도 소중하지만어렵게 얻는 즐거움도 가끔은 느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