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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논에물대기

명절

우렁군 2018. 9. 26. 18:20

대략 10년전쯤부터 아버지는 명절때마다 산에 올라가서
2~3일정도를 텐트치고 숙영을 하다가 내려온다.

몇년전까지는 왜 돈을 써가며 집보다 더 안좋은 환경에 자러 가는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아버지가 왜 명절때마다 산에 가는지 알것 같더라고. 아마 아무생각을 안하려고 가는게 아닐까?

아버지나 나나 서로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어도 알고있다. 명절때 일반적인 가족들처럼 친척집에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식사하며 안부를 나눌수 없다는 걸.
각자 혼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야 한다는 걸.

그래서 아버지는 명절때마다 산을 타고
나는 하루에 우이천을 15키로씩 달렸다.
각자의 방식으로 찾아갈 사람 없는, 그리고 찾아올 사람이 없는 또 한번의 명절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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