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10년전쯤부터 아버지는 명절때마다 산에 올라가서 2~3일정도를 텐트치고 숙영을 하다가 내려온다. 몇년전까지는 왜 돈을 써가며 집보다 더 안좋은 환경에 자러 가는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어느순간 아버지가 왜 명절때마다 산에 가는지 알것 같더라고. 아마 아무생각을 안하려고 가는게 아닐까? 아버지나 나나 서로 직접적으로 말은 하지 않았어도 알고있다. 명절때 일반적인 가족들처럼 친척집에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식사하며 안부를 나눌수 없다는 걸. 각자 혼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명절을 보내야 한다는 걸. 그래서 아버지는 명절때마다 산을 타고 나는 하루에 우이천을 15키로씩 달렸다. 각자의 방식으로 찾아갈 사람 없는, 그리고 찾아올 사람이 없는 또 한번의 명절이 지나갔다.
누구에게나 각자 자신만의 우선순위가 있다. 여러 일이 있을때 일에 대한 우선순위라던지 사람에 대한 우선순위라던지.사람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할때 꽤 많은 사람들이 위쪽에 있는 우선순위는 비슷할 것 같다. 가족, 친척, 마음이 맞는 친구, 사람은 아닐지라도 힘든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나를 반겨주는 반려동물 등. 그런데 나의 우선순위를 정해보자니 쉽게 정할수가 없다.가족을 우선순위로 두자니 가족에게서 나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러기에 나도 가족을 우선순위로 두기엔 쉽지가 않다.그렇다고 친척을 우선순위로 둘 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닌게 돈빌리고 안갚은 우리 아버지때문에 명절때 친척집만 가면 한시간 이상을 꾸지람 듣기가 일쑤여서 안간지가 올해로 딱 10년째니 누가봐도 내가 친척에게 잘한다는 소리는 안할 것이다. ..
아버지는 요즘 말로 '인싸'였던 분이다. 그랬던 분이 나이가 먹을수록 점점 찾아오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찾아올 사람이 없는 인생의 후반부는 어떠할까. 현재 아버지는 돈을 버시는 수단이 (내가 알기로는) 없다. 돈이라는건 너무 많아도 곤란하지만(할 것 같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어도 참 난감하게 되는 미묘한 놈이다.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젊은시절은두루두루 아는 지인들이 많았고 만나서는 항상 밥과 술을 샀다.그러나 IMF가 찾아오면서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시골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인싸'이셨던 아버지는 사람들은 만나야하고, 현실은 잘 안풀리니 잊고 싶고, 돈은 없으니 결국 귀결되는것은 술(소주)인 경우가 많았다.아버지를 보면서 알콜이라는게 얼마나 사람을 망칠 ..
더 좋은 방안이 있음에도 현재에 너무 익숙해진 나를 자책한다.현재 나는 금액은 500/40인 LH에서 운영하는 매입자임대주택 원룸에서 1년째 거주하고 있다.(LH는 리모델링비용지원과 세입자 계약을 담당하고 대신 집주인은 시중가격의 80% 가격으로 임대를 해주는 방식) 원룸에서 회사와의 거리는 약 50분이나 항상 만원 버스로 이동해야하는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이다.원래 전세자금의 50%를 모으고 이사를 계획했으나, 내 생각보다 대출 이자율이 많이 싸서전세자금의 20%만 있다면 80%는 대출하는게 훨씬 이득이라는 계산결과가 나왔다.그리고 이사 계획중인 지역은 회사에서 25분정도면 도착하기도 하고. 그저께 은행에 급여명세서를 들고가서 간단한 상담과 필요한 서류들을 안내받았다.대출은 약 7천만원 정도를 해야할것 ..
매달 한번씩 여러 가지 고지서들이 날라오는데 그 중에는 당연히 전기세 고지서도 있다. 고지서에 나온 요금을 볼 때마다 나는 분명 에어컨 틀 거 다 틀고 주말에는 컴퓨터를 끄는 시간보다 켜놓는 시간이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놈의 전기세는 오천 원을 넘을 생각을 안한다. 겨우 이것밖에 안 나왔다는 말이야? 라는 생각이 항상 든다. 고지서 사진을 같이 올려서 보실 수 있겠지만 전기세 요금이 적게 나오는 큰 원인이 필수사용공제라는 항목이라는 놈 때문인데 이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니 200Kwh 미만 사용자들에게는 4천원을 할인해주는 제도라고 한다. 나의 평균 사용량은 200은 커녕 50 ~60을 왔다 갔다 하는데 200 을 채워야 국가에서 정해놓은 필수사용량을 넘어서게 된다니... 아직 나는 집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곧 서른을 앞두고 있는데 남들보다는 조금은 다사다난한 아니 그냥 다난한 성장과정을 거쳤던 것 같아요. 제가 그런 다난한 일들이 일어날 때 처음에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까?라는 억울한 마음이 컸어요. 그러나 이게 계속해서 찾아오니까 나라는 새끼는 그냥 재수가 없는 새끼인가보다. 그냥 재수가 없음을 인정하고 괜찮은 척, 항상 불행한 일이 일어나는게 너무도 당연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자 이렇게 되었던 것 같아요. 슬프게도 스무 살이 되기 전 일어났던 문제들의 90프로 정도는 제 힘으로 어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고, 또 거기서 85프로 정도는 돈이 없어서 일어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최소한의 돈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었어요. 제가 택했던 것은 게임이었어요. 하루종일 만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