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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논에물대기

들어가는 말

우렁군 2018. 7. 24. 05:47

 녕하세요. 저는 이제 곧 서른을 앞두고 있는데 남들보다는 조금은 다사다난한 아니 그냥 다난한 성장과정을 거쳤던 것 같아요. 제가 그런 다난한 일들이 일어날 때 처음에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까?라는 억울한 마음이 컸어요. 그러나 이게 계속해서 찾아오니까 나라는 새끼는 그냥 재수가 없는 새끼인가보다. 그냥 재수가 없음을 인정하고 괜찮은 척, 항상 불행한 일이 일어나는게 너무도 당연해서 아무렇지 않은 척 하자 이렇게 되었던 것 같아요. 

 슬프게도 스무 살이 되기 전 일어났던 문제들의  90프로 정도는 제 힘으로 어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고, 또 거기서 85프로 정도는 돈이 없어서 일어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최소한의 돈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었어요. 제가 택했던 것은 게임이었어요. 하루종일 만원이하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거든요. 게임을 하고 난 이후에 찾아오는 무력함이 너무도 싫었지만, 게임을 할 때에는 다 잊을 수 있어서 이게 너무 재미있다 이런 느낌은 아니었지만 20대 중반까지도 그냥 무작정 게임만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토록 많이 했던 게임이 하기 싫어지고 음악감상과 독서라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더라고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게 참 부러웠나 봐요. 


 제가 인상 깊게 읽은 책 중에 이석원 작가님의 보통의 존재라는 책이 있어요. 아마 그때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이 화제가 되고 정점에 있었던 시기로 기억이 나요. 저는 지금까지도 그 책을 읽어보진 않았는데 읽어보신 분들의 말로는 '넌 최고니까 지금은 힘들더라도 열심히 하면 다 이룰 수 있을 거야.' 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해요.

  요즘은 그 책이 무분별하게 고통을 강요하니 마니 막상 책을 쓴 사람은 금수저였지 않냐 이런 비판들이 많은데 저는 책의 내용이나 지은이의 상황에 대해 비판하고 싶지는 않아요. 어려운 사람에게 위로를 주기 위해서 나 또한 어려운 상황이어야만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 다만 9살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18살 때까지는 같이 살던 아버지를 한 달에 한번 정도를 볼 수 있었고,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아예 1년 동안 볼 수가 없었던 (저의 너무나도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평범한 가정처럼 의식주만 해결이 되었다면 조금 더 높게 평가 받는 대학교를 갈 수 있었을까, 아니면 내가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을 지금까지도 가끔 하곤 해요.) 이런 가정환경에서 자라오게 되면, '너는 소중한 존재고, 뭐든 다 잘될 거야.'라는 글에 쉽게 공감하기가 어렵겠죠.  (절대 저는 제가 조금은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다고 위로 받고 싶지도 않고,  알아달라는 것도 절대절대 아니에요. 다만 책 내용에 공감하기가 어려웠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 책이 공전의 히트를 하고 있을 때, 공감하지 못하는 나를 보며 내가 일반적이지 못한 사람인가 조금은 슬퍼했었는데, 보통의 존재라는 책에서의 저자는 잘나지만은 않은 자기자신을 보며 힘들어하기도 하고, 때로는 힘을 내보기도 하는 솔직한 모습이었어요. 그래서 나와 비슷한 상처도 있고, 잘해보려고 발버둥 쓰는 그런 사람들도 있구나... 라며 위로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언젠가 저도 제 블로그에 무분별하게 올렸던 글들의 감정을 차근차근 정리해서 책을 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언젠가 될진 모르겠지만, 매일매일 일정한 양의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많이 부족하고 별 볼일 없는 글이겠지만 한 분이라도 글을 읽으시며 잠시 쉬어가셨다면 그걸로 저는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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