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기

160413

우렁군 2016. 4. 13. 07:22

어려서는 별 대가 없이도 넘치도록 주어지던 설렘과 기대 같은 것들

이 어른이 되면 좀처럼 가져보기 힘든 이유는 모든 게 결정되어버린

삶을 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 , 벌 수 있는 돈, 만

날 수 있는 사람의 수 등이 서른이 넘고 마흔이 넘으면 대개 정해져

버린다. 장차 여행은 몇 나라나 더 가볼 수 있고 몇 권의 책을 더 읽

을 수 있으며 내 힘으로 마련할 수 있는 집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지

가 점점 계산 가능한 수치로 뚜렷해지는 것이다. 남은 생이 보인다

고 할까. 허나 아무리 어른의 삶이 그런 것이라고는 해도 모든 것이

예상 가능한 채로 몇십 년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가혹하다, 고 생

각하기에 나는 노력하기로 했다. 너무 빨리 결정지어진 채로 살아

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남은 생에서도 한두 번쯤은 생각지도 못했

던 일이 생기길 바라며 살고 싶다. 자고 일어나서 막 눈을 떴을 때

또다시 맞을 하루가 버겁지 않았으면 좋겠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