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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위로

우렁군 2018. 8. 27. 11:39

어떤 위로는 때로 더 큰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지 


어느날 내가 이 나이 먹도록 한것도 없고 .. 라고 넋두리를 했다 쳐

그때 너는 그랬지

왜 한게 없느냐 부모님을 부양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대단한거냐 어쩌구


그래서 내가 그랬어  

그건 감사한 일이고 나름 대단한 일인것도 맞지만

난 그것만 가지고는 만족할 수 없다고


그랬더니 너는 또 그러더라?

그래두 그게 얼마나 대단한건데

넌 충분히 잘하고 있구 넌 이대로 충분하구 있는 그대로의 너가 어쩌구 하며

어디 책에서나 읽은 소릴 블라 블라

열심히 내게 해 주었지


그래서 내가 다시 너한테 그랬잖아


좋아 너 입장을 바꿔놓구 생각해 보자

넌 애를 키우는 엄마지  응

그럼 누가 너한테

애를 키우는것만 해도 엄청난 일을 하고 있는거니

다른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집에서 애만 계속 키우라고 하면

넌 수긍할 수 있어?

너 정말 애만 기르면서, 그걸로 너의 할일은 다했다고 생각하면서

아, 내가 이거 할려고 태어났구나 이게 내 평생 소임이구나

하면서

다른 어떤 사회적인 충족도 안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

그저 한 개인으로써 너를 증명하고 성취하고

그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

애를 기르고 있다는 것만으로 그 모든것을 퉁친 채?


라고 했더니 넌

그제서야 아니, 하고 꼬리를 내렸지. 뭐 꼬리라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은


그래

나도 알어

아무리 친구 사이라도 어차피 타인에게 건네는 위로라는 건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는 거

 

그래도, 그걸 알면서도

때로는 위로라는게 사람에게 더 상처를 주기도 하고

더 비참하게 만들기도 하더라


그게 관성에서 비롯된 그저 그런 위로일 수록 더 말야



그래서 난 누굴 위로할 일이 생기면 그게 제일 곤란해   


희망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희망을 줄까


나는 마법사가 아닌데


그래도 있지

진짜루 그사람 편에서 같이 고민하고 애쓰다보면

길은 있더라


그렇게해서

내가 준비한 선물 보따리가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때 


다시 기운 차려 일어날 수 있는

밑거름이 될때


얼마나 기쁘니 

 

그럼 이번주도 잘 지내고

주말에 보자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내가 좋은걸루 보답할게  

[출처] 위로 |작성자 이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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