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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너에게 강요할 자격은 없다

우렁군 2018. 6. 20. 04:41

오늘자. 복학왕 캡쳐

(세 컷 캡쳐했는데.. 끌려가는거 아니죠)

 

어릴때 너무도 듣기 싫었던 말이 부모님이 이혼했으니 애도 커서 똑같이 되겠지 라는 말이었다.

내가 잘못한게 없는 일로 인하여 내가 커서 잘못을 할 것같은 사람으로 낙인 찍힌다는 것은 너무도 싫은 일이었다.

그래서 너무도 열이 받고 답답했지만 10대 초반 ~ 중반에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 것처럼 모두에게 친절하게, 그리고 잘 웃어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혼을 하고 부터는 아버지와 같이 살고있는데

아버지는 개인적으로 행복한지는 모르겠지만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커서 쟤도 지 부모랑 똑같이 되겠지라는 말이 너무도 싫었다.

 

정말 슬픈 일이지만 저런 말들이 원동력이 되어 

어느정도 이름을 들어볼수도 있을 만한 대학에 갔고, 어느정도 이름을 들어볼수도 있을 만한 회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래서.. 조금은 이전의 우리 가족과는 다르게 살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런데, 내가 자라오면서 가족들의 대화가 없는게 싫어서, '나는 그렇게 살지 말아야하겠다. 대화도 많이하고

서로 많이 생각해주고 위해주고 챙겨주고 해야겠다.' 라는 마음가짐을 남에게 강요하거나 바라거나 한다면

저 위에 주위 사람이 그랬으니 쟤도 그럴거야라는 사람처럼 똑같이 낙인을 하고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랑 내가 서로의 대화 스타일이 조금은 다름을 느끼고 있다.

나는 대화가 긴편이고 상대방 님은 대화가 긴 편은 아니다.

 

그런데 그게 너가 싫어서 그런거는 아니야 라는 말을 그 사람에게 직접 들었다면

(혹시 내가 싫어서 그런건 아닐까라는 마음이 있는데 이건 내가 버림받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못되게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도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건 내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것이다.

그건 잘못이라기보다 서로의 스타일이 맞지 않는것에 가까울텐데.. 윗 글의 어릴때의 경험때문에 사람을 잃어버리는게 너무 싫어서 

어느 부분이 안맞게 되면 내 잘못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 같다.)

 

(넌씨발눈치도없구나?라는 내가 눈치가 쳐없는건가.. 라는 불안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믿고 따라가야 한다.

그게 좋아하는 사람으로서의 도리가 아닐까..

내가 상대방님의 마음에 드는 행동만 졸라 해서 상대방 님의 마음에 졸라 들었으면 좋겠다.......  


내가 너에게는 강요할 자격이 없다.

내가 너에게는 남의 행동을 내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강요할 자격이 없다.

 

새벽 세시에 잠이 깨서

이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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